한울안중학교(교장 변흔갑)는 광복절을 맞아 교내 교육용 화폐인 ‘UL(울)’을 활용하여 독립운동가의 삶과 정신을 학생들이 일상에서 배우고 경함하는 특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4일 밝혔다.
학교 이름의 가운데 글자 ‘울’에서 따온 이 화폐는 실물 교환권 형태의 교내 전용 결제 수단으로 사용된다.
UL 화폐는 주요 권종별로 한국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인물들을 담고 있어 그 의미를 더한다. ▲최고액권인 500UL에는 안중근, 윤봉길, 김구 선생의 사진과 친필이 앞면에, 3·1운동에 참여한 10대 독립투사들의 초상과 태극기가 뒷면에 새겨져 있다. ▲250UL은 앞면에 윤동주, 한용운, 이육사 시인의 사진과 그들의 시 일부가 담겨 있으며, 뒷면에는 첨성대, 누리호, 측우기, 앙부일구 등 한국 과학유산이 도안으로 활용되었다. ▲100UL, 50UL, 25UL에는 6·25전쟁의 호국영웅, 독도, 학교의 마음교육 상징과 교정 전경 등이 담겨 있다.
학생들은 학생자치 활동과 연계하여 ‘월급’ 또는 ‘아르바이트 수당’ 형태로 이 화폐를 지급 받는다. 이를 통해 교내 매점에서 와플, 음료, 문구류 등을 구매하여 경제 활동을 직접 체험한다. 학생들은 예산 기획, 세금 처리 같은 실무를 익히고, 합리적인 소비, 저축, 그리고 기부까지 경험하며 경제 공동체 운영을 통해 실질적인 금융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다.
이 특별한 화폐는 2023년 경제금융 동아리 활동을 계기로 시작되어, 학생과 학부모 등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확정되었으며, 25년 경력의 화폐수집가이자 국어 교사인 심규성 교사가 학생들과 디자인을 완성했다.
한울안중은 대구교육청 경제금융중점학교에 2년 연속 선정되어, 학생자치회 6개 부서와 연계한 다양한 경제금융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부서별로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며, 월급과 세금 정산 절차를 경험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경제 및 문화와도 연계하는 교육을 펼치고 있다.
심규성 교사는 “많은 나라가 독립운동가를 자국 화폐에 새겨 역사적 기억을 일상에서 공유한다.”며, “우리 학생들도 돈을 통해 역사와 만나고, 사는 법(경제)과 사는 뜻(역사·가치)을 함께 배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 학생은 “교내 화폐로 용돈처럼 쓰는 재미도 있지만, 지갑에서 독립운동가 얼굴을 볼 때마다 자연스럽게 이야기와 질문이 시작되어 광복절을 앞두고 그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온다.”고 전했다.
한편, 한울안중학교는 앞으로도 교과 수업과 학생자치를 잇는 융합형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역사적 가치와 금융 역량을 동시에 함양하는 교육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